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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도, 사랑도, 일도 다 나에게 맞는 때가 있다.
 
 

조급함’ 나의 20대 초반은 항상 그러했다. 연애도 빨리 시작하고 싶었고, 나의 역량과 상관없이 일도 항상 잘하고 싶었다. 한 단계를 뛰어넘고 다음 단계로 가야 하는데 내 마음은 이미 이 나의 짧은 다리로 세 계단씩 뛰어넘고 있었다. 

 

내가 이렇게 조급하게 된 건 우리 부모님의 영향이 컸다. 우리 부모님은 내 나이 또래의 부모님들과 맞지 않게 나이가 더 많으신 편이었다. 이미 언니와 내가 12살 차이나 나니 말 다 한 것 같다. 

 

그래서 우리 부모님은 내 주위 친구 부모님들과 달리 벌써 이제 곧 정년퇴직을 눈 앞에 두고 있었다. 나는 이럴 때 자식으로서 부모님께 경제적으로 큰 도움이라도 드리고 싶은데, 현실은 아직도 자리 못 잡은 채 방황하고 있는 20대 중반에 능력 없는 딸일 뿐이었다. 

 

하루가 다르게 더 늙어가는 부모님을 바라보며, 조금씩 현실을 인지하고 철이 들기 시작하면서부터 나는 계속 조급해져 왔다. ‘얼른 효도해야 하는데’, ‘얼른 성공해서 무언가 보여주어야 하는데’ 하는 그런 마음이 쉽게 멈춰지지 않았다. 

 

하지만 조급할수록 나아지는 건 더 없었다. 일을 무리하게 많이 하고 집으로 돌아온 날, 예민함이 머리 끝까지 차서 부모님에게 괜히 신경질을 부린 적이 있었다. 그때 엄마가 나에게 했던 말이 기억난다.

 

“일도 좋지만 엄마는 우리 은혜가 웃었으면 좋겠어. 원래 잘 웃던 아이였잖아.”

 

엄마에게 그 말을 듣고 나서 방에 들어가 펑펑 울었다. 잘하고 싶다는 욕심과 조급함은 가장 지켜야 할 나 다움을 잊어버리게 만들었다. 그때 나는 생각했다. 세 계단을 한 번에 올라간다고 무조건 빨리 정상에 도착하는 건 아니라고. 진짜 중요한 건, 정상까지 올라갈 동안 포기하지 않고 지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사랑도, 일도, 연애도 다 때가 있다. 누구에게나 말이다. 그 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선 속도를 내는 조급함보다 잠잠히 기다리며 나 자신을 더욱더 좋은 사람으로 준비시키는 훈련이 필요했다. 

 

연애를 빨리 하고 싶어 조급하다면, 무조건 아무나 만나지 말고 그럴 때일수록 나 자신을 더욱더 가꾸고, 나부터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했다. 취업이 안돼서 조급하다면, 나의 적성과 상관없이 아무 회사나 들어가지 말고 나의 스펙과 자기관리에 더 철저한 노력을 기울여야만 했다. 

 

그런 것과 전혀 상관없이 무조건 성급한 마음은 오히려 실수를 일으켰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얼 좋아했는지, 점점 나 다움까지도 잃어버리게 만들었다. 나 역시 아직도 나의 보이지 않는 불투명한 미래를 생각하면 덜컥 겁부터 나지만, 그 사이에서 조금씩 조급해하지 않고 나의 때를 기다리며 준비해나가려고 한다. 

 

다 나에게 맞는 때가 되면 내가 기다리고 준비했던 일들이 하나둘씩 나를 찾아올 테니까. 여기서 중요한 건 나의 욕심과 조급함으로 모든 걸 망치지 않게 나 자신을 더욱더 믿는 일, 그거 하나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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