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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이건 분명 거짓말이지만, 가끔 그 말이 진심이 되는 순간이 있다.  

나는 도서관에서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책 내용보다 책 제목이 너무 좋아서 빌리게 되었다.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나는 이 문장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나에게는 나이를 먹을수록 조금씩 생기는 능력이 있었다. 그건 바로 엄마의 거짓말을 찾아내는데 능숙해진다는 것이었다. 

 

한 때 엄마가 하는 말이면 다 진실인 줄만 알았던 때도 있었다. 엄마가 ‘오늘은 정말 지갑에 돈이 없어’라고 말하면 진짜 그런 줄 알았고, ‘내가 한 때 공부 진짜 잘했어’라고 말씀하시면 나는 우리 엄마가 정말 반에서 3등 안에만 들던 우등생인 줄 알았다. 

 

하루는 엄마가 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셨다. 나와 동생이 tv를 보다 말고 문이 열리는 소리에 현관문으로 나갔다. 

 

일을 마치고 많이 지쳐 보이는 엄마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그 날 따라 이상하게 엄마가 어디 편찮으신지 안색도 안 좋아 보이셨다. 

 

나는 엄마에게 “엄마, 어디 아파? 힘들어?”라고 물어봤지만 엄마는 “아니야, 괜찮아. 이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아.”라고 웃으며 대답하셨다. 

 

엄마는 항상 그런 식이었기에 나는 픽 웃으며 “거짓말~ 힘들면서”라고 말했다. 항상 우리 앞에서 이 정도는 아프지 않고, 이 정도는 힘들지 않고, 이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다고 말하는 엄마였으니까. 나에게 우리 엄마는 항상 거짓말쟁이였고, 이제 나는 제법 그 능력을 찾아낼 수 있을 만큼 커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내가 스무 살 때, 나도 이제 막 취직해서 사회생활에 적응하느냐 너무 힘들고 고단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날도 일을 끝내고 지친 몸을 이끌고서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너무 힘들어서 누가 조금만 툭 하고 건드려도 짜증이 터져 나올 것만 같이 예민해져 있었는데, 그때 마침내 핸드폰에 문자 하나가 도착했다.

 

문자를 확인해 보니 엄마의 따뜻함이 가득 느껴지는 문자였다. ‘우리 딸 잘 오고 있어? 오늘도 힘들었지?’ 

 

엄마의 그 문자 하나에 하루 종일 힘들게 쌓여 있던 피로와 짜증이 가슴에 먹먹함으로 바뀌는 순간이 되어버렸다. 집에서 엄마를 만나면 힘들었다고 찡찡대고, 일하기 싫다고 찡찡대려고 했는데, 막상 내 걱정으로 가득한 엄마의 문자를 보니 나는 답장으로 이렇게 보낼 수밖에 없었다. 

 

‘에이, 이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지, 누구 딸인데! 웬만해선 다 괜찮아’라고. 

 

그건 엄마가 걱정할까 봐 일부러 거짓말하고 센 척한 이유도 있었지만, 단지 그뿐만은 아니었다. 정말 엄마의 문자를 보는 그 순간만큼은 이상하게도 오늘 힘든 것쯤은 잠시 아무렇지도 않아지는 것만 같았다.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우리 엄마도 그때 이런 마음이었을까? 

 

당연히 우리를 위한 거짓말이라고 생각했던 ‘괜찮아, 엄마는 웬만해선 아무렇지도 않아’ 이 말이 어쩌면 진짜 엄마에게 그때 우리가 있었기 때문에, 사랑하는 가족들이 옆에 이렇게 있었기 때문에, 정말 그 순간만큼은 힘듬을 잠시 잊어버리고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느껴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웬만해선 아무렇지도 않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 말은 분명 거짓말이다어른이 되었다고 아무렇지도 않은 건 이 세상에 없으니까. 하지만 이 말이 마냥 거짓말이 되지 않는 이유는 오로지 나에게 힘이 되는 당신이 내 곁에 존재하기 때문이었다. 

 

당신이 내 곁에 있기 때문에 이 정도는 아무렇지 않다고 계속해서 센 척할 수 있는 것이었다. 내가 강하기 때문이 아니라, 항상 내 편이 되어주는 당신이 내 옆에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힘들어도 참을 수 있는 척, 이 정도는 별거 아닌 척, 내가 어른인 척 살아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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