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5. 시련을 견디는 법. ]


01. 인생은 '해야 할 일' 이 적힌 체크리스트가 아니다.
26살의 나는 지금 불안하다. 나는 지금 말이 '취준생'이지 거의 '취포자'나 다름없었다. 이런 나도, 꽃피는 봄이 다가오고, 친구들은 공채 시즌에 맞춰 밤을 꼬박 새워가며 이력서를 쓰고 있으니 점점 마음이 불안해지고 조급해졌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아직 못 찾아서, 그에 따른 스펙이 없어서 불안했다. " 졸업한 지 오래지나셨는데.. ", "왜 이전 직장에서 일찍 나오셨나요..? " 면접에서 그러한 이유들을 물어보면 어찌해야할지, 남들보다 훨씬 늦은 것은 아닌지.. 참 많이 불안했다. 그런데, 취준생 이라는 사실보다 더... 나를 가장 불안하게 했던 요인은 '취업할 나이가 지나서.'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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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조앤 롤링 작가님은 인생은 내가 얻어야 할 체크리스트가 아니라고 말한다. 20살엔 대학 입학, 24살엔 취업, 30살엔 결혼. 이와 같은, 사회가 정해준 기준에 따른 체크리스트가 아니라는 것이다.
02. '해야 할 일'을 적는 것처럼
모든 일이 제대로 이루어지기엔, 삶은 참 복잡하다.
인생이라는 것은, 때로는 나의 의지대로, 계획대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생은 어렵고 복잡하다. 비록 나의 의지대로 될 것 같은 나의 인생이라도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나도 모르는 것이다. 때론 내 손을 벗어나, 내 힘으로 통제할 수 없는 일들이 가득하다.
오늘 아침에도 나는 일어나서 오늘 해야 할 일을 적고, 하나의 과제를 수행할 때마다 따라오는 뿌듯함을 생각했다. 하지만 때론 그 체크리스트 조차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때가 많다. 오늘도 친구들에게서 저녁에 동네에서 '치맥' 이나 하자는 연락이 왔다. 그 순간에도 난 고민했다.
오늘 나의 할 일들을 미뤄두고 오랜만에 친구랑 놀것인가, 아니면 다시 마음을 다잡을 것인가? . 이렇게 사소한 일부터 예상치 못한 큰 일까지. 갑자기 친구들에게 놀자고 전화가 오거나, 때론 몸이 아프거나 이런 일들이 갑작스레 내 일상에 끼어든다.

03.어차피, 삶은 이런 것. 받아들일 수 있는 '겸허함'을 갖자.
하지만 조앤 롤링은 이렇게 내 삶에 시련, 어려움이 다가왔을 때 그 어려움을 이겨내려고 노력하는 것이 , 그 시련을 이겨내는 방법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녀는 삶에 시련이 찾아왔을 때, 어차피 삶은 이런 것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겸허함'을 가지라는 것이다. 그런 사람만이, 인생이라는 기나긴 터널에서 스스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수업 중, 배우 박신양의 강의를 보았는데, 이 분이 이렇게나 말을 잘하시는 줄은 처음 알았다.!!


배우 박신양은 대학 졸업 후 , '배우'라는 꿈을 꾸며 연기를 더 깊이 공부하기 위해 돈도 없는 상태로 러시아로 유학을 떠났다. 영어도 아닌, 말도 안 통하는 러시아에서 자신의 꿈을 위해 공부하는 것은 자신이 상상했던 것과는 너무나 달랐다. 자신의 꿈에 다가가기 위해 힘들게 온 러시아에서, 말이 안통하고, 외롭고, 현실을 생각하면 할 수록, 그는 힘들었다. 그래서 그는 항상 '선생님 , 저는 왜 이렇게 힘든가요? '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그런데, 그의 질문에 대한 대답 대신 시집을 준 선생님.

선생님께서 주신 러시아 시를 공부해보니, 내용은 이러했다.
"당신이 가장 힘든 시간까지 사랑하는 법을 배우세요."
그는 이 내용을 보고 ,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고... 자신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사고방식을 확 깨버리는 답변이었던 것이다!!! 나 또한 , 이 말을 듣고 나의 고정관념이 깨지는 것 같았다. 나는 내 인생에서 나의 '행복'이 최우선 가치인 줄 알았다. 사실 지금도 물론 그렇다. 그런데 다른 점이 하나 있었다.
행복은 누구에게나 최우선 가치이다. 누구나 행복한 삶을 살기위해서, 지금보다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 '돈'을 벌고, 자기계발을 하고, 결혼을 해서 사랑하는 사람과 가정을 꾸린다. 하지만 행복을 이루는 그 과정 속에서 항상 행복한 일만 펼쳐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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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복잡하고, 알 수 없다.
때론 나의 의지와 상관없는 일들이,
예상치 못한 순간에 끼어들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나의 삶이
늘 나의 의지대로 되기만을,
내가 원하는 상황들만 펼쳐지기를 바랬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인생에서 힘들 때와, 힘들지 않을 때가 얼마나 차지하는지 생각해보았다. 자신의 인생을 돌이켜 생각해보니 50:50의 비율로 힘들 때와 힘들지 않을 때가 있었다는 것이다.

50:50으로 행복한 순간과 힘든 시간이 존재하는데, 내가 80살까지 산다면, 40년은 힘든 삶, 40년은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40년은 사랑하지 않는다면 반쪽 인생을 살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04.
그에게 던져졌던 질문,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이것은 오늘 나에게 던져진 질문이었다. 그리고 나의 고정관념을 깨준 도끼와도 같은 말이었다. 왜, 나는 늘 행복한 삶을 살아야 한다고만 생각했을까? 나는 행복을 위해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했을까? 자신의 삶이 100% 만족스러운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 과연 존재할까?
나는 돈이 많으면 행복한 삶인 줄 알았다. 그러나 아니었다. 뉴스만 봐도 우리가 평생 가질 수 없는 자산을 가진 재벌들의 재산 싸움 소식이 들려온다.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을 가지고 있는 그들도, 재산 문제 때문에 가족이 서로 등을 돌린다. 그러한 삶이 진정으로 만족스럽고 행복할까?
내가 취준생일 때는, 취업을 하면 행복한 삶일 줄 알았다. 그러나 아니었다. 겨우겨우 취업을 했더니, 갑자기 사내연애가 망했다. (ㅋㅋㅋ) 내 체크리스트에는 사내연애가 망하는 경우는 없었다.^^
일이 힘들어서, 일을 쉬었더니 이젠, 돈이 떨어져 힘들다. 숨만 쉬어도 나가는 돈이 엄청나다. 교통비, 핸드폰 비만 기본으로 20만원이 나간다. 통장 잔고가 한자리씩 줄어들때마다 다시 일을 해야 될 것 같은 압박이 온다.
이렇게 100% 나를 만족시키는 상황은 없었다.
내가 조앤롤링 작가님 처럼, 큰 실패를 겪지 않았어도 나의 인생은 이미 내가 느끼고 있는 행복의 정도와 , 어려움의 정도가 50 :50으로 늘 존재하고 있었다.
05.
조앤 롤링은 마지막에, 이런 말을 한다.
삶은 어렵고 복잡하다, 그리고 통제할 수 없는 영역에 있다.
그러나, 그러한 것을 아는 겸허함.
그것이 이런 삶의 복잡함 속에서 스스로를 나아갈 수 있게 할 것이다.
실패는, 정말 결과로써 실패했을 때의 그 실패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그때는, 다만 내가 그 결과를 받아들이고 극복하는 방법을 모르는 것뿐이다.
하지만,극복하는 방법을 찾지 않고 답이 없다고 믿어버리는 그 순간,
그 때 절망이 찾아오는 것이다.
나는 , 아직 방법을 모르는 것 뿐이다.
답이 없는 일은 없다.
06.
COME, DANCE WITH ME.
오늘 가장 마음에 꽂혔던 말이다. come, dance with me.
어려움을 피하려 하지 말고, 극복해내려 애쓰지 말고
그것과 더불어 사는 법을 배우는 것. 그것이 내 인생을 사랑하는 방법이라는 것.
앞으로 내게 힘든일이 찾아올 때마다, 생각날 것 같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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