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잃을 것도 없는데? 왜 망설였을까 - L2. 실패가 주는 선물 / 코난 오브라이언 연설문으로 영어공부하기
L2. 실패가 주는 시작.
지난번 코난 오브라이언의 연설문에서 가장 와 닿았던 부분은 "실패는 안 하는 게 낫다! 왜냐하면 실패는 우리를 죽일 정도로 아프니까!!!" 이 말이 얼마나 와 닿았는지 모르겠다. 수많은 자기 계발서, 강연에서도 빠지지 않고 나오는 말은 '실패를 두려워 말아라','계속 도전해야 한다'와 같은 말들이었다.
하지만, 제각각의 삶이 따로 있듯, 그들의 삶이 나의 삶이 될 수는 없다. 각자의 길이 따로 있을 뿐. 이런 말들에 너무나 휘둘려 살았던 탓인지, 코난의 실패하지 말라는 사이다 같은 발언은 나의 가려웠던 부분을 속 시원히 긁어준 문장이었다.
"실패는 안 하는 게 낫다!"라고 말할 수 있었던 이유는, 사실 그도 그의 인생에서 가장 큰 쓰라림을 맛보았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오늘의 포스팅에서는 그가 무슨 어려움을 겪었고, 그로 인해 무엇을 배웠는지. 그리고 코난의 일을 통해 나는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글로 풀어보려 한다.
[ 01. 커리어 재앙의 시작 ]


도대체 그가 무슨 일을 겪었길래, "실패는 거의 나를 죽일 뻔했다!!" 말했던 것일까?




사실, 나도 코난 오브라이언에 대해서 자세히 모르는 상태였던 터라 2010년에 그에게 어떤 커리어의 재앙이 있었는지 검색해보았다. 간략히 요약하자면, 코난은 미국에서 거의 우리나라의 '유재석'과 같이 토크쇼의 1인자와 같은 위치에 있던 인기 있는 호스트였다. 그런데 갑자기 공중파의 이권 다툼으로, 시청률 압박으로 유재석을 공중파에서 몰아낸 것과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1인자 위치에 있던 유재석이 갑자기 TVN 보다 인지도가 없는 케이블 방송사로 옮겨간 것과 같은 것!
< 자세한 내용은 이곳에서! >
https://youtu.be/1MohOfO4_Yc?list=FLnRHB46z05bcm4mnJNJBmjA
[ 02. 새로운 시작 ]



우리나라의 '유재석'과 같이 미국에서 1인자의 자리를 지키던 그가 갑자기, 사람들이 이름도 잘 모르는 케이블로 옮겨간 것이다. 마치, 인생이 승승장구하며 '삼성'에서 촉망받는 인재가 '실적'에 대한 압박으로 갑자기 쫓겨나 이름도 모르는 회사에 다시 입사한 격 아닐까?
내가 만일 그런 상황이라면..? 일단 자존심이 엄청나게 상했을 것 같다. 내 평생 인생이 평탄한데다가 내리막길은 한 번도 올라본 적 없는 인생이라면, 이런 상황은 거의 재앙과 같았을 것이다. 가족들에게, 주변 사람들에게 동정받기 싫어서 숨어버렸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역시, 그는 달랐다.
여태까지 자기가 세워두었던,
'성공'이라고 믿었던 그 길을 모두 포기한 것이다.



그리고 그는, 다시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밑바닥에서부터 말이다.
양복을 입고 점잖게 토크쇼를 진행하던 모습에서, 얼굴을 뒤덮는 수염을 기르기도 하고, 50의 나이가 다 되어 SNS를 시작하였다. SNS 세계에 들어가 젊은 사람들과 소통을 하기 위해서. 공중파에서 회당 출연료가 몇천만 원에 육박하는 때와 달리, 자진해서 전국투어를 돌았다. 돈도 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사비를 털어야 했던 상황이었다. 지금 1인자의 위치에 올라있는 '유재석'이 다시 개그콘서트의 무대에 데뷔해 메뚜기 탈을 쓰고 연기를 하고, 전국투어를 도는 것과 같은 상황인 것이다. 그렇게 1년이 흘러, 다트머스 대학에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지난 1년이 가장 만족스럽고 재밌었던 한 해였습니다 " .다시 밑바닥부터 시작한 1년이 가장 만족스럽다고 당당하게, 자랑스럽게 말하는 코난 오브라이언.
[ 03. 실패가 가져다준 선물 ]


어떻게 밑바닥부터 시작한 1년이 그에게 가장 값진 시간이 될 수 있었을까?
"가장 걱정하던 것이 실제로 일어나는 것만큼 우리를 더 자유롭게 만드는 일은 찾기 힘듭니다."


지난번, J.K 롤링도 같은 말을 했었다.
" 실패가 우리 삶의 군더더기를 걷어내주기 때문입니다."
" 밑바닥을 보았기 때문에 그 위에 제 인생을 다시 세울 수 있었습니다."
[ 04. 그럼 나는 잃을 것도 없는데? ]
아직, 내 인생에서 '코난 오브라이언' , 'J.K 롤링'만큼이나 크게 실패한 적은 없다. 하지만 저마다 느끼는 실패의 정도는 다를 것이고, 자신이 일생 동안 겪었던 경험 중에 가장 쓰라린 경험 또한 있을 것이다. 나는 20대에 겪은 경험 중 2가지의 경험이 가장 쓰라리고 아팠다. 심지어 아직도 회복을 못 한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극복하기가 힘들었다. ( 예전에 적어둔, 2번의 쓰라린 경험은 아래 링크에 걸어두었습니다^^ )
그러나, 코난은 달랐다. 자신의 밑바닥을 보았기에 다시 자신의 인생을 세울 수 있었다. 자신이 계획해둔 모든 계획을 버리면서, 새로운 PLAN B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 PLAN B 가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게 만들어 낸 것이다. 하지만 나는 내 인생이 밑바닥을 친 것도 아닌데, 고작 이 작은 쓰라림에 더 이상 아프기 싫다고 숨어버렸다. 깊은 동굴로 들어가 버렸고 숨을 수 있는 한 최대한 숨으려 했다. 나에게 어떤 트라우마가 생겼다고 생각했고, 그것을 직면하여 극복하려고 노력하지 않은 것이다. 그저 '회피'하는 것 만이 내게 있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는 코난 오브라이언처럼,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이 아니었고 잃을게 많은 사람도 아니다. 그럼 나는 무엇이 무서워서 이렇게 회피했던 걸까. 바보 같았다는 생각이 든다. 고작 취업을 미뤘다고 세상 잃은 것도 아닌데 뭘 그렇게 망설였는지 모르겠다. 더 이상 잃을 것이 없어 다시 인생을 세웠던 코난처럼, 나는 아직 잃을 것도 없기에 하고 싶은 일을 더 당당하게, 자유롭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 시작이,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이라도 좋은 것 같다.
적어도 내 생각을 어느 누구도 신경 쓰지 않고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용기를 가지게 되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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